북·미, 비핵화·UEP 이견 확인… 대화는 계속

입력 2011-07-29 18:17

미국과 북한이 28∼29일 이틀 동안의 당국 간 공식회담을 마쳤다.

양측은 회담에서 앞으로 북·미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또 비핵화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 식량지원 문제 등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밝혔으며, 이견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북·미는 이 같은 입장을 토대로 내부 협의를 거친 뒤 올해 안에 다시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가 이번 회담에서 상당한 이견을 확인했으나 일단 대화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내보인 셈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양측의 입장을 좁힐 만한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이번 회담은 전반적으로 각자의 입장을 확실히 밝히고, 상대의 생각을 정확히 이해하는 탐색전 성격이었다고 한 외교 소식통은 평가했다. 28일 회담에서는 주로 양측이 모든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으며, 29일에는 주요 이견 부분과 관련해 상당한 공방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서 미국은 UEP 문제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활동 허용을 상당히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IAEA 사찰단이 UEP도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은 북한의 UEP 활동이 유엔 안보리가 규정한 불법 핵 활동이라고 주장하고, UEP를 포함한 북한 내 모든 핵 활동의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와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UEP는 평화적인 핵 활동이라고 반박하고, 비핵화 문제와는 별도로 식량지원 문제를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식량 분배 시스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조치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현 상태에서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우선적으로 폐기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1차 회담이 끝난 뒤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미 회담이 “진지하고 업무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회담 성과를 묻는 질문에 “건설적이었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회담 시작 훨씬 전에 회담장인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건물에 들어가고,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머물렀다 취재진이 철수한 이후 건물 밖으로 나오는 등 극도로 노출을 꺼렸다.

뉴욕=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