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찾고픈 간절함 리얼하게 담아내… 인연만들기 프로그램 SBS ‘짝’
입력 2011-07-29 17:50
매주 수요일 밤 11시15분에 방송되는 SBS ‘짝’에는 일반인 남녀 10여명이 출연한다. 이들은 ‘애정촌’이라고 명명된 집에 6박7일 동안 투숙하는데, 이력이나 나이가 모두 제각각이다. 직업 역시 의사부터 자동차 정비사까지 천차만별. 하지만 이들이 ‘애정촌’을 찾은 목적은 같다. 평생의 반려자를 구하겠다는 것. 일주일 간 출연자들은 서로 이름을 부를 수 없어 ‘남자 1호’ ‘여자 3호’ 같은 번호로 호명된다. ‘유니폼’을 입고 지내는데, 옷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나도 짝을 찾고 싶다.’
지난 3월 23일 처음 전파를 탄 ‘짝’은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방송 초기엔 비판도 많았다. 일부 시청자들은 만난 지 하루 이틀밖에 안 된 남녀가 쉽게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에 불편해했다. 하지만 참신한 포맷과 출연자들의 미세한 심리 변화를 짚어내는 연출력으로 ‘짝’은 이제 매주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이혼남’ ‘이혼녀’ 만을 섭외해 지난 27일까지 4주에 걸쳐 내보낸 ‘돌싱 특집’은 큰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들은 아픔을 털어놓고 서로를 보듬는 ‘돌싱’들의 스토리에 감동했다.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있는 ‘참가 신청하기’ 코너를 보면, 지금까지 ‘짝’ 출연을 신청한 지원자 수는 2000명이 넘는다. 출연을 자원한 지원자가 많지만, ‘우리 누나 시집 보내주세요’ ‘저희 과장님 추천합니다’ 같은 글에서 알 수 있듯 가족이나 지인이 대신 지원한 경우도 많다. 과연 2∼4주 주기로 바뀌는 출연자는 어떤 방법과 잣대로 선발되는 걸까.
제작진에 따르면 출연진을 ‘물갈이’할 때, 제작진은 100명이 넘는 지원자를 상대로 면접을 실시한다.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항목은 ‘짝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강한가’.
지난 26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만난 남규홍 PD는 이렇게 설명했다. “의지가 가장 중요하죠. 그 다음은 캐릭터예요. 성격이나 직업이 안 겹치게 하려는 편이에요. 가령 의사 2명을 한꺼번에 출연시키진 않으려고 하는 거죠. 성격도 마찬가지예요.”
‘짝’에서 제작진 개입은 거의 없다. 출연자들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담는 게 프로그램 취지이기 때문이다. 남 PD는 “제작진은 그냥 교통경찰 같은 역할을 할 뿐”이라며 “출연자가 운전을 하는 데 있어 서로 충돌하지 않고 룰을 지키도록 하는 데만 치중한다”고 말했다.
‘돌싱특집’의 반향이 컸던 만큼 ‘짝’은 앞으로 다양한 계층의 남녀가 방송에서 짝을 찾도록 주선할 방침이다. 이미 ‘노총각·노처녀 특집’ 준비에 들어갔다. ‘싱글’인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실버 특집’ 등도 검토 중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