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개봉 ‘기생령’ 주연 한은정 “3차원 호러 기대하세요”
입력 2011-07-29 17:40
무더운 여름에는 오싹 소름이 돋고 간담이 서늘해지는 공포영화가 제격이다. 올 여름에도 공포영화는 극장가의 단골손님이다.
지난 7일 개봉한 박민영 주연의 ‘고양이: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이 6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4일 국산 공포영화 한 편이 또 관객들을 찾는다. KBS 드라마 ‘구미호:여우누이뎐’에서 구미호로 인기몰이를 했던 한은정(30)이 주인공인 ‘기생령(寄生靈)’이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여자가 독 안에 아이를 가두면 임신을 할 수 있다는 미신이 빚은 참극을 그린 호러물로 19세 이상 관람가. 한은정은 윗동서 가희(황지현)가 아들 빈(이형석)을 낳고 죽자 남편 장환(박성민), 동생 유린(티아라의 효민)과 함께 가희 집으로 들어와 홀로 남은 조카 빈을 돌보는 여인 ‘서니’ 역을 맡았다.
지난주 서울 신문로2가 한 카페에서 만난 한은정은 이러다가 ‘호러 퀸’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빙긋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두 작품이 같은 공포물이지만 제 역할은 판이하게 달라요. ‘구미호…’에서는 공포감을 주는 쪽이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공포감을 느끼는 쪽이거든요.”
서니는 두 번 유산한 아픔이 있는 여인으로 청순하고 수수하며 아이를 무척 사랑하는 캐릭터라고 한은정은 설명했다. 그는 “연기에 참고하려고 많이 보기는 했지만 사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며 “배역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니는 의외로 섬세한 내면연기가 필요한 역할이에요. 연기적인 측면에서 보여드릴 게 참 많아요. 이야기를 여자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경우가 드문데 이 영화가 그렇죠.”
그는 제작 기간이 짧다 보니 거의 매일 새벽에 일어나 촬영하는 강행군을 펼쳐야 해 힘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영화는 지난 5월 말 촬영에 들어가 2개월도 채 안돼 완성됐다고 한다.
여름 대목을 겨냥해 급조한 작품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한은정은 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그런 허무한 영화는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청각 효과로 공포감을 억지로 짜내는 시시한 공포영화는 아니에요. 스토리 구성이 탄탄합니다. 일반적인 공포영화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작품이라고 자신해요.”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