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기독교 윤리란 무엇인가

입력 2011-07-29 17:38


인류 삶의 질이 걸린 생명윤리

얼마 전 막을 내린 2011년 여자축구 월드컵에서 다섯 명의 북한 선수가 스테로이드 계열의 금지약물을 사용하는 스포츠사상 최악의 약물스캔들을 일으켰다. 북한축구협회 측은 약물복용이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벼락을 맞은 선수들의 치료 차원이었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했지만, 대외적으로 신뢰를 잃게 되었다.

약물복용은 운동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유전공학적 식이요법으로 운동선수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윤리적이며 법적인 문제이다. 예컨대 생명윤리에 관한 일례라 할 수 있다. 인간 육체는 영혼과 결합되어 생명체가 된다. 영혼은 육체에 생명을 준다. 인간의 생명은 신비롭다. 생명의 시작과 끝에 관한 논의는 과거엔 주로 철학과 신학의 영역에 속했다. 현대에 들어와선 과학기술, 의학, 심리학, 생명공학, 생물학 등이 생명체에 관여하면서 생명 현상 이해 자체가 다변화되고 더욱 복잡하게 되었다. 바이오테크 시대를 맞아 생명과 관련된 예상하지 못했던 수많은 딜레마가 밀려오고 이것을 불가피하게 윤리적 차원에서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생명윤리(bioethics)란 용어는 1971년 미국의 생물학자 반 포터에 의해 작명되었다. 그는 생명윤리를 ‘미래로 가는 다리’라고 규정했다. 인간이 앞으로 생명윤리를 경시하거나 도외시하면, 인류 전체의 삶의 질이나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만큼 생명윤리의 과제가 막중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테타만치는 생명윤리를 이렇게 정의한다. “생명윤리는 생물학과 의학의 연구와 치료에 관한 최근의 발전과 가능성에 의거하여 출생과 삶, 죽음에 관한 윤리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생명윤리에서 다룰 주제는 다양하다. 우선 생명의 초기 단계와 관련한 산아조절, 자연출산, 인공수정, 선천성 기형아, 피임, 불임시술 등이 있다. 유전학과 관련해서는 유전자 조작, 복제 및 줄기세포 문제가 있고, 배아와 관련해서는 인간배아, 낙태, 산전 진단, 배아실험이 있다. 생명 말기 단계에서 비롯되는 뇌사, 안락사, 장기이식 문제도 있다.

생명윤리는 여러 가지 생명문제를 다룰 때 비단 의학이나 생물학, 유전공학, 생명공학만이 아니라 철학 신학 법학 심리학 사회학 등 여러 학문의 협력이 바탕이 된 학제 간 연구와 더불어 사회정책이나 환경정책까지도 깊이 고려해야 한다. 생명윤리는 절대적인 정답을 낼 수 없다. 다양한 전문가의 지혜와 중지를 모아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이 문제는 단정적으로 신학적 교리나 교훈적 설교로써 일거에 해결하거나 획일화할 수 없는 종합예술적 성격을 띤다.

그렇지만 생명윤리의 전제 자체는 지극히 신학적일 수밖에 없다. 성경이 그 어떤 과학에서도 밝히지 못하는 인간 영혼의 기원을 밝혀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사람을 흙으로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므로 사람은 생명체가 되었고(창 2:7),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창 1:27). 인간 생명은 그 자체로 존귀한 것이며 영적이고 도덕적인 무한한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한계를 가지는 유한한 것이기도 하다(약 4:14). 생명문제는 인간 존엄성과 유한성 아래서 윤리적 평가가 이뤄져야 마땅하다.

강병오 교수 (서울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