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기 추락… 적재 위험물 폭발한 듯
입력 2011-07-28 21:38
아시아나항공 소속 화물기가 제주 해상에서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실종됐다.
28일 오전 4시12분쯤 제주시 서남쪽 130㎞ 해상에서 아시아나의 보잉747 화물기가 추락했다. 사고해역 인근에서는 조종석 의자와 기체 파면 등 일부 잔해와 부유물이 발견됐다. 사고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은 실종됐다.
사고기는 오전 3시5분쯤 인천공항을 떠나 중국 푸둥(浦東)으로 가다 기내에 화재가 발생하자 제주로 회항하던 중 4시9분쯤 제주시 서쪽 107㎞ 해상에서 통신이 두절됐다.
국토해양부 김한영 항공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조종사가 오전 3시55분쯤 화재 발생을 인지한 것으로 보이며 4시3분쯤 화재 사실에 대한 통신이 있었다”면서 “화재를 인지하고 왼쪽으로 꺾어 제주로 돌아오다 4시12분쯤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사고기는 중국 상하이와의 마지막 교신에서 ‘화물칸에서 화재가 났다’고 보고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사고기에는 리튬배터리, 페인트, 아미노산용액, 합성수지 등 위험물질이 400㎏가량 실려 있었다.
국토부는 위험물질에서 불이 났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지난해 9월 3일 두바이에서 추락한 미국 UPS 화물기 사고는 화물칸에 실려 있던 리튬배터리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실장은 “위험물질을 수송할 때는 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 정한 탑재 방법이나 용기를 이용하도록 돼 있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종종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화물칸의 경우 화재 발생 시 조종사가 자동소화장치 버튼을 누르면 기체 형태의 소화 용액이 뿌려지게 돼 있었던 점으로 미뤄 소화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고 당시 제주 인근 해상은 해군초계기가 부유물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양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