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나는 지자체 국제행사… ‘단체장 홍보·선심성’ 지방재정 악화 주범

입력 2011-07-28 18:56

지방자치단체들이 홍보·선심성 국제행사 유치에 몰두하는 바람에 지방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전남도 등 1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국비 10억원 이상을 지원받아 개최한 국제행사 28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수천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고 28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전남 영암에게 열린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와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F1대회에 7632억원의 지방재정을 투입한 전남도는 아직 빚 5279억원에 대한 상환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는 대회 운영수익을 “7년간 1112억원”이라고 보고했지만, 감사원은 “오히려 4855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세계도시축전의 경우 인천시는 152억원의 적자를 내고도 “18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기획재정부에 허위 보고했다. 감사원은 재정부 장관에게 앞으로 지자체가 국제행사를 유치할 경우 사전 심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업무추진비 5억2000만원을 직원 격려금으로 사용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민 뒤 이를 골프접대비 선물구입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을 적발하고 안 전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국립대학과 시도교육청 직원들이 2억여원 상당의 법인카드 마일리지 적립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 해외여행 경비로 쓰거나 직원 회식비로 써온 사실도 적발했다. 공무원이 사용한 법인카드 마일리지는 반드시 현금으로 전환해 세입 조치토록 규정돼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