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 ‘지뢰 공포’… “우면산 유실 발목지뢰 10여발” 긴급 수색작전
입력 2011-07-28 21:45
산사태가 휩쓸고 간 서울 우면산 일대에 유실 지뢰 공포가 더해져 주민들이 불안에 휩싸였다. 군은 긴급 수색작전에 나섰다.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은 28일 “우면산 일대에 8∼10발의 지뢰가 유실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산사태로 지뢰가 산에서 휩쓸려 내려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도 “우면산에 매설됐던 지뢰 제거 작업을 해왔으나 10여발이 수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면산 일대에 매설됐던 지뢰는 ‘M-14 대인지뢰’로 알려졌다. 밟는 순간 발목까지 크게 다쳐 ‘발목지뢰’로 불린다. 1991년 5월 우면산을 산책하던 정모(당시 53세)씨가 이 지뢰를 밟아 오른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뢰는 68년 1월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침투사건 이후 간첩 침투를 막기 위해 우면산 일대에 1000여발 매설됐다. 김 소장은 “2000년대 이후 군 당국이 서너 차례 지뢰 제거 작업을 했지만 미처 찾지 못한 지뢰가 우면산 일대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면산 산사태를 당한 서울 방배동 전원마을 주민 김명균(54)씨는 “토사 피해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이제 지뢰까지 걱정해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면산 인근 회사를 다니는 윤태현(30)씨는 “군 당국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지뢰공포’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우면산 인근 부대에서 군생활을 했는데 산을 통째로 밀어내지 않는 한 지뢰 제거가 불가능하다”면서 “남들이 밟고 다닌 곳만 따라 밟고 다닐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군은 우면산을 비롯해 경기도,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지뢰가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긴급 수색작전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폭발물처리반(EOD) 등 해당 지역 부대에 유실 지뢰 탐색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군 관계자는 “전문 요원을 투입해 유실 지뢰를 철저히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