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 상습 침수지역, 왜 피해 적었나… 빗물펌프장 보강 등 효과

입력 2011-07-28 18:44

서울 강남 지역이 지난 27일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으나 시내 다른 상습 침수 지역은 비교적 안전했다.

큰비만 오면 물난리를 겪었던 서울 강서·마포·영등포·광진구 등 시내 저지대 지역이 비교적 피해를 덜 입었던 이유는 강수량이 강남 지역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서울 관악·서초·강남구에는 27일 오전 시간당 160∼2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그러나 강서·마포·영등포·광진구 쪽에서는 시간당 최고 40∼60㎜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빗물펌프장을 신설 또는 보강하는 등 지난해 9월 폭우 때 큰 피해를 본 뒤 대책을 마련한 측면도 있다.

강서·영등포·마포·광진구 등에서도 꾸준히 침수피해 신고는 접수됐고, 일부 도로는 물에 잠겨 교통정체를 빚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물난리에 비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이들 구의 설명이다.

28일 오전까지 강서구에 접수된 주택침수 피해 건수는 282건이다. 지난해 9월 강서구에서는 4000가구 정도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구 관계자는 “이번에는 바닥에 10㎝ 안팎에 물이 찬 수준의 가벼운 비 피해가 대부분”이라며 “일부 배수 작업을 지원해 주는 경우가 있지만 바가지로 퍼낼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영등포구에는 주택 침수피해 신고가 62건 접수됐다. 관내 피해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구는 28일 오전 5시부터 서초동 예술의전당 인근 복구 작업에 50여명과 물청소차량 3대 등을 지원했다.

망원·서교동 등 저지대를 중심으로 큰 물난리를 자주 겪었던 마포구에도 피해는 미미하다. 구 관계자는 “작년 추석 때 피해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며 “최고 시간당 53㎜ 정도밖에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진구 구의·자양동 일대는 지난해 9월 폭우로 주택 및 상가 1674곳이 침수됐다. 하지만 이번엔 별 피해가 없는 상태다. 광장동 구립정보도서관 인근 자전거길이 일부 침수되는 정도였다.

대신 이들 지역에서는 피해 보상을 노린 침수피해 신고가 적지 않았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이후 보상받은 가구가 많아서 그런지 가벼운 피해인데도 신고 접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돼 가 보면 이상 없는 경우가 많다”며 “펌프 지원은 필요 없고 보상만 해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