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교회·구세군, 수해 현장서 구슬땀
입력 2011-07-28 19:56
우면산 산사태로 주민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서울 방배동의 전원마을. 침수로 집을 잃고, 이웃을 잃은 이곳에 안식처가 마련됐다. 28일 마을 꼭대기에 위치한 등대교회 이종연 담임목사를 비롯해 장로 권사 집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밤 뜬 눈으로 밤을 보낸 주민 30여명에게 사발면과 따뜻한 차를 돌리며 위로하기 위해서다.
이 교회는 부속성전 세 곳을 개방, 숙소와 식당 등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주민 길병화(52)씨는 집 안 가득히 밀려든 토사로 인해 유리창을 깨고 나오다 발을 다쳤다.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되다 보니 그는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교회에서 마련해준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었다. 하순학(52·여)씨는 “잠잘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다 등대교회에 오게 됐다”면서 “편안하게 식사도 제공해주고, 배려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등대교회 성도들은 10∼15명씩 조를 이뤄 주야로 봉사하고 있다. 식사를 해결할 수 없는 마을 노인들에겐 직접 배달도 하고 있다. 이 교회 장상순 장로는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어려움에 빠진 이들과 함께하고 위로하는 게 예수님을 믿는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세군대한본영(박만희 사령관)은 28일 서울 우면동 형촌마을, 강원도 춘천 신북읍 등지에 ‘밥차’를 보냈다. 이날 오전부터 구세군 긴급지원팀은 이재민과 자원봉사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물품을 나눠줬다. 구세군 윤주석 사관은 “수해로 고통당하는 분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잠시 비가 멈춘 이날 하루, 위로하는 크리스천들의 따뜻한 손길에 이재민들은 잠시 시름을 잊는 듯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