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사태 막을 새로운 治山 계획 세워야

입력 2011-07-28 17:44

서울 우면산 일대 산사태로 아까운 생명이 희생되는 등 올 여름 들어 산사태 희생자가 유난히 많아지고 있다. 지난 9일 경남 밀양 양지마을 산사태로 4명이 참변을 당하고 마을이 쑥대밭으로 변한 것을 시작으로 춘천시 펜션 매몰로 봉사활동 갔던 대학생 10명도 목숨을 잃었다. 이뿐 아니다. 28일에는 경기 북부 지역인 파주와 포천, 동두천에서도 잇따라 산사태가 발생해 여러 사람이 숨졌다. 산의 비극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해가 갈수록 자주 발생하는 산사태는 일차적으로 많은 비가 원인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6월 말부터 시작된 장기간의 장마로 산이 물을 흡수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것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윤호중 박사는 “장마로 토양이 물에 포화된 상태라 흙과 암반 사이의 결속력이 느슨한 것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춘천시 펜션 붕괴 현장을 직접 방문한 그는 경사면이 길고 퇴적지가 쌓이는 곳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그곳은 펜션이 들어설 자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할 지자체에서는 건축 허가를 내줘 결국 참변이 일어나는 원인(遠因)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단시간에 비가 많이 와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하지만 이제 우리는 산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개발시대 산림녹화에 이은 계획성 없는 등산로 개발, 생태공원 조성, 휴양림 지정 등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에 자꾸 손을 댈 것이 아니라 나무 식재에서부터 개발까지 방재 개념을 도입한 ‘치산(治山)’으로 수준을 높이자는 것이다. 최근의 재난이 치수(治水)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감소한데 따른 자연스러운 선택이기도 하다.

집중호우 시 나무뿌리끼리 잡아주어 산사태를 방지하는 그물망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참나무류, 소나무 등의 심근성(深根性) 수종을 많이 심어야 한다. 또 토심이 깊은 곳에는 활엽수, 얕은 곳에는 침엽수 위주로 조림 수종을 선택해 나무가 자라는데 지장이 없게 하면서 토사재해 방지에도 효과를 높이는 지혜를 발휘하자는 것이다. 이제는 치산이 방재의 기본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