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산사태 관리대상에 포함 됐었으면....

입력 2011-07-28 16:48

[쿠키 사회] 서울시가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중점 관리해 온 대상지에 우면산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예방책이 미비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장마철을 앞두고 현지 답사 등을 통해 지난 4~5월 산림ㆍ공원내 산사태나 붕괴 가능성이 있는 위험지 71곳을 선정, 중점 관리해 왔다.

서울시가 '위험절개지 중점 관리시설'로 파악한 곳은 관악구 12곳, 서대문구 9곳, 강서구 9곳, 종로구 6곳 등이 포함돼 있다. 서초, 강남, 강동구는 1곳씩 들어 있다.

그러나 27일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우면산 지역은 이들 중점관리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서초구 1곳은 방배동 채석장지역으로 이번 산사태 발생지 인근에 있지만 같은 지점은 아니다.

서울시가 같은날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한 강남구 대모산(수서청소년수련원 뒤, 청솔빌리지아파트 뒤), 관악구 관악산(제4야영장 부근, 산복터널 상부), 관악구 삼성산(산 75의1일대, 산102의2 일대), 금천구 관악산(호암터널 상부), 강북구 북한산(도원사 옆), 구로구 개웅산(길훈아파트) 등도 관리 대상에 들어있지 않았다.

서울시가 전문가들과 함께 현지 답사 등을 거쳐서 산사태나 붕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은 기울였지만 이번 `우면산 참사'를 비롯해 실제 피해를 줄이는 데 별 도움이 안된 셈이다.

우면산은 서울시가 올해 2월 발표한 '기후변화대응 방재시설물 확충사업'의 대상인 재해위험지구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올해 들어 서초구 사당역, 용산구 한강로, 양천구 가로공원, 강서구 화곡동 등 4곳만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서울시가 지표층이 연약한 국내 산림의 특성과 산사태의 정확한 발생 요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눈에 보이는 절개지 등을 위주로 관리대상을 지정하다 보니 정작 산사태는 다른 곳에서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인근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은 "산사태가 발생한 우면산을 비롯해 사유지에 대한 관리는 시가 아니라 소유자의 책임"이라면서 "현재로서는 복구가 우선이니 산사태의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으며 나중에 전문가와 함께 원인을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산을 통째 위험지로 지정해 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어 급경사지나 절개지, 주택과 가까운 임야 등을 대상으로 정해 관리하고 있다"며 "이번에 산사태가 발생한 곳은 관리 대상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