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레인’ 두 번째 기적은 없었다…박태환 자유형 100m 준결 14위
입력 2011-07-28 00:11
1번 레인에서 두 번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단거리에서의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박태환(22·단국대)은 27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진행된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8초86을 기록해 1조 6위, 전체 14위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1973년 세계선수권이 시작된 이래 아시아 선수 최초로 남자 자유형 100m 결승 진출을 노렸던 박태환은 기록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100m 준결승에서 400m 결승과 마찬가지로 1번 레인에서 출발했던 박태환은 출발 반응 속도는 0.67로 1조 8명 중 두 번째로 빨랐지만 초반부터 밀리며 50m를 8위로 턴했다. 막판 스퍼트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해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달리 1500m를 포기하고 400m, 200m에 집중했다. 200m 결승에서 4위(1분44초92)로 아쉽게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지만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1분44초79), 세계기록 보유자 파울 비더만(1분44초88)과 접전을 펼쳤다. 특히 마지막 50m 구간만 놓고 보면 박태환이 26초35로 우승자 라이언 록티(26초95), 펠프스(26초66), 비더만(26초39)을 제쳤다.
대회를 통해 보완해야 할 점을 깨닫게 된 것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1m83의 박태환은 펠프스(1m93), 비더만(1m93), 록티(1m88)에 체격에서 뒤져 출발 반응속도 0.60초대로 유지하고서도 초반 레이스에서 뒤졌다. 400m에서는 초반 레이스가 다소 늦어도 어느 정도 만회 가능하지만 100m, 200m 등 단거리에서는 이 격차를 줄이기 힘들다. 박태환이 턴 동작과 돌핀 킥을 좀더 집중 연마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태환이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400m 2연패와 200m 메달권 진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서는 턴과 돌핀킥을 통한 잠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박태환은 100m 준결승을 마친 뒤 “대회를 마쳐 기분이 좋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이번 대회 때 이루지 못한 세계 기록 경신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00m 준결승 경기를 통해 대회를 마감한 박태환은 다음달 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한 달 정도 휴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여자 접영 200m에 출전한 최혜라(20·전북체육회)는 준결승에서 2분09초81(2조 8위, 전체 13위)로 결승점에 도착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이 없었던 펠프스는 접영 200m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중국 수영의 희망 쑨양 역시 자유형 8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