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에… 채소값 한달새 최고 3배 ‘물가폭탄’
입력 2011-07-27 19:02
때 이른 장마에 잇따른 폭염, 갑작스레 내린 폭우로 물가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달 과일, 채소 가격이 지난달보다 무려 세 배 이상 오른 품목도 있다.
27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보관기간이 길어 일반 가정이나 음식점 등에서 많이 쓰는 적상추의 경우 평균 도매가 기준으로 4㎏ 가격은 3만7042원이다. 지난달 1만133원보다 세 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576원과 비교하면 가격이 배 넘게 인상됐다.
가시오이(15㎏) 가격도 지난달 1만7655원에서 이달 3만224원으로 71%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682원보다도 9% 올랐다. 시금치도 지난달에 비해 60% 비싼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배의 경우 현재 도매가는 15㎏에 8만49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4036원에 비해 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더구나 배를 비롯한 주요 과일은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이들 과일의 수확 시기는 9월 중순인데 추석이 9월 12일이기 때문에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부 김미연(30·여)씨는 “시장을 보기 위해 마트에 가 보면 채소나 과일값이 지난달보다 대부분 올라 한꺼번에 많이 사기 꺼려진다”며 “이번 폭우 때문에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아 벌써부터 명절 준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4% 올라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식료품 소비자물가가 6월 -1.7%에서 7월 1.4%, 8월 1.9%, 9월 6.8%로 변화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오름세가 빨리 시작됐다.
예년보다 일찍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데는 날씨 탓이 크다. 보통 장마철인 7∼9월 태풍의 영향으로 7월 이후 물가가 오르는 양상을 보이지만 올해는 6월부터 시작된 장마로 공급이 불안정해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장마 기간의 경우 전월보다 0.3∼0.4% 정도 소비자물가가 오른다”며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장마가 시작돼 물가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마트는 ‘반값 배추’ 등을 내놓고 있다.
롯데마트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전점에서 물가안정 채소기획전을 진행해 배추 오이 대파 등 각종 채소를 최대 5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비 피해로 채소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주부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이 같은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