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 우면산 산사태 왜 발생했나… 폭우+연약한 지반+산 관통 터널
입력 2011-07-28 00:17
16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우면산 산사태는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내린 비가 가장 큰 원인이다. 우면산의 지반이 연약한 데다 관통하는 터널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할 구는 사고 처리와 침수피해 복구로 아직 원인 파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산사태 발생 직전 이 지역엔 시간당 70㎜ 이상의 비가 내렸다. 오전 8시41분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는 각각 시간당 72㎜, 86㎜의 폭우가 쏟아졌다.
서초구는 매몰자를 찾는 등 사고 처리에 여념이 없어 아직 원인 분석에 나서지 못했다. 구 관계자는 “원인 조사는 비가 그치고 나서 침수피해 조사가 완료된 뒤에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정확한 산사태 원인 파악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면산 지역은 대부분 사유지라 그동안 구에서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 관계자는 “사유지가 많아 마음대로 관리할 수 없었다”며 “산사태가 나면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해 관리하는 게 일반적지만 우리는 등산로도 하나 못 낸다”고 말했다. 그는 “구에서 임의로 시설물을 설치하면 토지주로부터 소송이 걸릴 수 있고, 지금도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구 관계자는 “우면산은 물을 흡수하지 않는 아카시아나무가 많아 산에 내린 비가 그대로 흘러내리는데 집중호우에 지반이 버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산사태가 우면산을 관통하는 터널에 기인했다는 지적도 있다. 우면산터널은 산을 관통하는 3㎞ 길이의 유료 터널이다. 부성안 한국농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은 2007년 논문에서 우면산 일대에 심한 연약대가 분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면산에서는 지난해 9월 말에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와 돌덩이가 인근 주택가까지 파고들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