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증가율 21개월 만에 최저치

입력 2011-07-27 18:40


정보기술(IT) 수출 둔화 등의 영향으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년9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다.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실질소득 증가율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2분기가 올해 저점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국제 경제상황 불확실성과 고물가로 성장세 둔화가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한국은행은 2분기 GDP가 전기 대비 0.8%,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 3%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 3분기(1.0%) 이래 처음이다.

성장률이 떨어진 것은 수출 둔화 영향이 가장 컸다. 2분기 수출 증가율은 전기 대비 1.8%, 지난해 동기 대비 10.2%로 모두 2009년 4분기 이래 가장 저조했다.

경제통계국 김영배 국장은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 중 하나인 LCD와 반도체 가격이 회복이 안 된 데다 외국의 IT 수요도 상당히 미진한 것이 수출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건설투자 역시 전분기 대비 0.4% 지출이 줄어들어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유가가 오른 대신 수출이 둔화되면서 국민들 호주머니 사정은 악화됐다.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1% 줄면서 2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0.4%에 머물면서 2009년 2분기(-0.3)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분기 GDP 결과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저점에 와 있으며 하반기에 4%대로 다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배 국장은 “상반기에는 정부 부문의 예산집행률이 낮았으나 하반기에 집행되면서 건설업 부문의 플러스(+) 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2분기 일본 지진, 중동 위기, 유럽 부채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출에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며 “이런 부분이 완화되면 하반기에 성장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금융계 관계자는 “유럽에 이은 미국의 부채위기가 잠복돼 있는 데다 국내에도 이상기후에 따른 고물가 가능성이 높아 낙관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