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자율규제 문화 정착 땐 국내 자본시장 한층 성숙될 것”

입력 2011-07-27 18:40


“외부 규제가 아닌 자율적인 내부 통제가 금융회사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우리 자본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대형 투자은행(IB)이 곧 등장할 것이기 때문에 자율규제 시스템의 정착은 더욱 중요합니다.”

안광명(사진)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금융회사들의 자체적인 내부 통제가 중요한 시점이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규제 패러다임 역시 글로벌 금융 환경에 맞게 타율을 떠나 자율로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27일 서울 여의도동 금투협 사무실에서 만난 안 위원장은 “요즘은 금융투자회사들의 ‘표준내부통제기준’ 개정 검토 작업이 한창”이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표준내부통제기준이란 금투협 자율규제위원회가 각 회원사들에 권고하는 일종의 모범 규준이다. 자산의 건전한 운용을 목적으로, 조직 운영과 영업행위 준칙 등 세부적인 권고사항들을 담고 있다. 안 위원장은 “현행 기준은 규제적 성격이 강하다”며 “자율적으로 작용하면서도 경영과 리스크 관리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자율’과 ‘규제’를 한데 어울리게 하는 방안으로 안 위원장이 선택한 것은 금융회사들의 자발적인 기준 마련이다. 새로 개정될 금융회사 내부통제기준은 100% 확정된 형태가 아니라, 각자 기준을 만들어 시스템을 평가하게끔 열린 형태로 제시될 예정이다.

안 위원장은 “결국 내부 통제가 잘 갖춰져 있으면 규제 목적을 달성하면서 효과도 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등 일반적인 규제의 성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기업 가치를 높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철학이다. 안 위원장은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대형화되면 감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자율규제의 정착”이라고 강조했다.

자율규제위원회는 투자자 보호에도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최근에는 거래량이 급증한 주식워런트증권(ELW)이나 FX마진거래 등 파생상품들에 대한 모니터링과 현장조사를 반복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ELW 부당거래 혐의 등으로 자본시장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는 분위기에 대해 “투자권유준칙 마련, 고위험상품 위험고지 강화 등 증권업계의 노력이 평가 절하되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