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테러] “사람들이 죽어가요”… 극적 생존 16세 소녀, 어머니와 1시간30분 문자메시지

입력 2011-07-27 18:17


“엄마, 경찰들에게 서두르라고 하세요. 여기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연쇄테러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의 총기난사로 노르웨이 튀리피오르 호수의 우토야 섬에서 68명이 사망한 22일(현지시간) 오후 5시42분. 노동당 청소년 캠프에 참가한 줄리 브렘네스(16)는 어머니 마리안 브렘네스(46)에게 문자메시지로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테러범의 주의를 끌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약 30분 전 딸은 “미친 사람이 총을 쏘고 있어요”라며 처음 전화를 걸었다.

“줄리야, 5분마다 살아있다는 문자를 보내라. 제발.” 어머니는 딸에게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오후 6시30분. 어머니 마리안은 다급해진 마음에 줄리에게 통화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지만 불가능했다. 딸은 “그가 아직도 사람들을 쏘고 있어요”라며 떨었다. 하지만 줄리는 침착하게 행동했다. 어머니 말대로 “살아있다”는 문자메시지를 계속 보냈다. 줄리는 또 “호숫가 바위 뒤에 숨어 있다”며 “두렵긴 하지만 패닉 상태는 아니에요”라고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우토야 섬의 비극 현장에서 모녀가 약 1시간30분간 나눈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6일 보도했다. 마리안은 “줄리는 아주 대범한 아이”라며 대견스러워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