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 주요도로 모두 침수 ‘마비’… 물바다 된 강남
입력 2011-07-27 21:10
서울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등 한강 이남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이 일대가 마비됐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도시기반시설이 잘 정비된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긴 것이다. 전기가 끊기고 휴대전화는 불통됐으며 일부 아파트는 고립됐다.
기상청은 관악구 서초구 강남구에 유독 많은 비가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오전 6∼9시에만 관악구 202㎜, 서초구 161㎜, 강남구 142㎜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다. 같은 시간대 53㎜의 강수량을 기록한 종로구에 비하면 3∼4배 많다.
강남구 서초구 등 강남 전 지역이 물난리를 겪었다. 강남을 가로지르는 테헤란로, 남부순환로뿐 아니라 서초대로 강남대로 등 주요 도로가 모두 물에 잠겨 교통이 마비됐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사거리에는 아침부터 어른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역 인근 은마아파트는 진입로가 모두 침수됐고, 엘리베이터 가동도 중단됐다.
강남역에서 양재역을 잇는 강남대로에는 물이 발목까지 차올라 차들이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다. 테헤란로도 무릎까지 물이 차올라 도로 기능이 정지되긴 마찬가지였다. 강남역 코엑스 부근에는 견인차를 기다리는 승용차가 많았다. 인근 삼성타운에서는 건물에 물이 들어오지 않게 하기 위해 주변에 모래주머니를 쌓았다. 도로에는 멈춰버린 버스도 여러 대 있었다.
서초역과 교대역을 잇는 서초대로는 승용차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다. 침수 피해 때문에 서초동 예술의전당은 모든 문화행사를 취소했다. 폭우로 수전 설비가 침수되면서 휴대전화가 불통되고 인터넷과 위성방송이 끊겼다. 오전 9시15분부터 낮 12시5분까지 강남역 SK텔레콤 기지국 배터리가 방전돼 이 일대 SK텔레콤 휴대전화가 불통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 일대는 지대가 낮고, 양재천 부근에 위치해 있어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수압이 올라가 물이 잘 안 빠지는 등 지리적으로 호우에 취약하다”면서 “게다가 집중호우가 내려 방재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재해방지 조치가 미흡하다고 성토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