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 ‘水都’ 서울… 자동차도 지하철도 스톱 ‘교통대란’
입력 2011-07-27 00:02
서울은 27일 집중호우로 주요 간선도로가 통제되고 지하철역 침수로 전동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대란을 겪었다. 산사태와 정전까지 겹쳐 도시 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물바다로 변한 서울 도심=동부간선도로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내부순환로 일부 등 서울시내 도로 16개 구간(오후 9시 현재)이 계속 통제돼 출근길에 이어 퇴근길에도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출근길 올림픽대로에서는 도로가 막혀 움직일 수 없게 된 차량들이 2~3시간 만에 경찰의 인도를 받고 도로를 역주행해 빠져나왔다. 지난해 추석 때 침수됐던 광화문 일대가 또다시 물에 잠겨 시청 방향 5개 차로 중 2개만 소통됐다. 강남역 삼성역 사당역 주변 등 강남지역 도로도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심각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평소 1시간 이내였던 출근길이 4시간 이상 걸린 사람이 많았고, 저지대에 사는 회사원 일부는 출근을 포기했다.
도로에는 침수된 차량이 다수 방치된 데다 신호등 수백개가 꺼져 혼란이 가중됐다. 경찰은 침수에 따른 누전이나 낙뢰로 인한 제어기 고장 때문에 신호등이 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철도 불통되는 곳이 많았다. 지하철 1호선 오류역이 침수돼 한때 경인선 운행이 중단됐다가 오전 10시15분부터 재개됐다. 2호선 선릉역도 물에 잠겨 오전 10시15분부터 선릉~수서 분당선 운행이 중단됐다. 2·4호선 사당역은 물 유입을 막으려고 전 출입구에 차단막을 설치해 한때 출입이 통제됐다. 서울 전철 중앙선은 응봉~옥수역 선로 유실로 용산∼청량리역 구간의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그래도 많은 시민들은 꽉 막힌 도로를 피해 지하철에 많이 몰렸다. 서울시는 저녁 시간 지하철 2~9호선 열차를 28편 늘려 운행했고 28일 출근시간대에는 34편을 증편키로 했다.
한강시민공원은 오전 2시20분부터 폐쇄됐고 청계천도 전 구간 출입이 통제됐다. 문화재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 방이동의 삼국시대 고분군(사적 270호) 안 관람로 6m 정도가 유실됐다. 또 이승만 전 대통령 사저였던 이화동 이화장 본관 뒤편의 높이 4~5m 화단이 무너져 건물 외벽이 상당 부분 파손되고 전시유물 수십 점이 흙더미에 묻혔다.
◇경원선·고속도로·지방도로 통제=서울과 연천을 잇는 경원선 동두천~신탄리 구간 열차 운행이 오후 8시 중단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초성천이 범람 위기가 있고 구간 곳곳이 침수돼 더 이상 운행하기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춘천고속도로는 토사 유출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가 16시간 만인 오후 8시부터 재개됐다. 그러나 폭우로 계곡물이 유입되는 구간에선 갓길 등 일부 차로 이용을 제한했다.
경기 동두천 3번국도 전 구간, 화성 1번국도 병점지하차도, 과천 남태령지하차도 관문사거리 구간, 남양주 신46번국도 화도·금난IC 구간, 강원 춘천 강촌강변도로 등도 통제됐다. 강원 양구 46번국도 용하리~양구터널 구간과 부산 영도 절영로 백련사~영선사 앞 구간은 도로가 유실됐다.
◇경기 지역도 피해 속출=경기지역에서도 5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져 하천 범람과 산사태 등으로 10여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시 곤지암천이 범람하며 초월읍 삼육재활원을 덮쳐 전모(62)씨가 수영장 샤워실에서 숨졌고, 곤지암읍 곤지암리와 묵방리 곤지암천에서도 여성 2명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초월읍 학동리에선 산사태 복구 작업을 하던 김모(57)씨가 토사에 묻혀 사망했으며, 송정동의 독거노인 등 2명과 20대 여성 1명도 주택 침수로 숨졌다.
파주시 탄현면 금산리 야산에서도 오후 6시30분쯤 산사태가 일어나 유리실크스크린 인쇄공장을 덮쳐 직원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과천시 과천동 뒷골마을에서도 오전 10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조모(71)씨가 나무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양평군 신점리 계곡에선 박모(51)씨가 급류에 휩쓸렸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인 양주 여주 가평 등 4개 시·군에선 6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저지대 주택 침수도 잇따라 20개 시·군에서 1000여채 이상의 가옥이 물에 잠겼다. 가평군 청평면 송수관로 20m 구간이 유실돼 1만여 가구에 물 공급이 중단됐다.
천지우 기자, 전국종합=김도영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