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반한 감정 완화방안은… ” 中언론인 65명, 베이징서 한국대사와 대화
입력 2011-07-27 17:57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중국 언론인 65명이 27일 오전 이례적으로 베이징에 있는 주중 한국대사관에 모였다. ‘주중 한국대사와의 대화’ 자리를 갖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대사관 내 본관 강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국 내 반한 감정, 한·중 관계의 미래, 6자회담 등에 주로 관심을 보였다.
이규형 대사의 모두발언에 이어 첫 질문에 나선 환구망(環球網) 소속 기자는 “중국 내에서 반한 감정이 생겨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를 완화할 방안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대사는 “한·중 양국이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며 “때로는 반한 감정이 오해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신화망(新華網) 기자는 “대사는 한·중 관계가 어느 나라와의 관계보다도 중요하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며 “한·중 관계 강화가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 대사는 “한·미 양국은 동맹관계, 한·중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며 “한·중 관계 발전이 한·미 관계 발전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민망(人民網) 소속 기자는 “역대 주중 한국대사가 중국 인민들에게 얼굴을 직접 드러내는 경우가 드물었다”며 “대사는 취임사에서 ‘공공외교’ 강화를 강조했는데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는 다양한 계층의 중국 국민들이 한국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도록 일반인들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뜻으로 이 대사가 취임사에서 밝힌 말이다.
환구시보(環球時報) 기자는 “한국 외교통상부가 중국과의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국(中國局)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사는 “중국국 설치 계획은 없다”면서 “최근 중국을 담당하는 과가 1개반 생겼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반개 과는 한·중·일 3개국 협력관계를 다루는 과가 만들어졌는데 절반은 중국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사와의 대화’에 앞서 평창 동계올림픽,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수 세계박람회 등을 소개하는 영상물을 봤다. 대화 뒤에는 한국 음식을 홍보하는 행사를 열고 있는 한 호텔에서 한식 오찬을 즐겼다.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언론인이 베이징 한국 대사관에 이처럼 대규모로 모이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