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일상
입력 2011-07-27 18:10
목이 젖혀지도록 깎아지른 언덕배기를 오르니
아주머님 한 분이 장마철 눅눅해진 이불을 햇볕에 널고 계십니다.
펼쳐진 낡은 평상엔 이웃 할매와 나누는 자식이야기로 흥건하고
거동 불편하신 할아버지의 무심한 눈길에 가슴은 왜 이리 먹먹한지.
그럼에도 어쩌면 이제는 담담한 일상이 되어버린 걸까요.
아픔이 굳은살처럼 박혀 버린 걸까요.
눅눅했던 인생길 가슴이 턱 막히도록 숨가쁜 삶이었을텐데도
그분들에게서 간간이 밝은 웃음소리가 하늘을 납니다.
저 벽 아래 해바라기를 닮은 웃음을 지으시던 어르신들∼
여러분은 꽃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사진=김수안 (기독사진가·www.swan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