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손끝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
입력 2011-07-27 17:36
‘생각을 뒤집어라’ ‘olleh’ 등 참신한 아이디어로 사랑받는 olleh KT가 바둑계에도 새로운 바람을 가져왔다. ‘2011 olleh배 바둑 오픈 챔피언십’으로 새롭게 단장한 이번 대회는 온·오프라인 예선전을 거친 아마추어가 프로와 함께 경합을 펼쳐 우선 100명을 선발한다. 선발된 100명은 랭킹에 의한 본선 대진 추첨으로 1라운드에서 6라운드를 거쳐 결승 진출자를 가린다. 마지막 결승전은 5번 승부로 우승 상금 1억원의 향방이 결정된다.
olleh배의 가장 큰 특징은 매 라운드 한국랭킹에 의한 차등시드제와 매회별 자동대진 시스템으로 ‘운’보다는 ‘실력’을 강조한 것이다. 또 지난해 50명에게 시드를 주었던 것을 21명으로 줄여 기득권을 작게 하고 참여 기회를 넓혔다. 1명에게 주어지는 후원사 시드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종목에서 두 개(혼성페어, 여자단체)의 금메달을 딴 이슬아 3단이 받았다. 이 대회는 ‘화제성과 비주얼’을 동시에 갖춰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4월 23일 온라인에서 선발된 10명과 연구생 34명, 아마추어 상위 랭커 20명 등 64명의 아마기사가 예선전을 펼쳐 8명의 선수가 선발됐다. 그리고 5월 18일 아마 8명과 프로 238명이 함께 참가하는 프로·아마 통합예선전이 펼쳐졌다. 치열했던 예선전에서 아마 8명 중 6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아마 신분으로 예선에 나왔던 만 13세의 이동훈은 그 사이 최연소 프로가 됐지만 이번 대회는 아마 신분으로 진행됐다. 여자 기사들은 5명이 본선에 진출했는데 만 15세의 최정 초단은 ‘백전노장’ 서봉수 9단을 꺾으며 올라와 기염을 토했다.
시드자 21명이 가세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본선 무대는 시작부터 프로의 벽을 실감하게 했다. 본선 1라운드에서 8명의 아마는 모두 탈락했고, 남녀 최연소 기사인 이동훈 최정 초단도 더 이상 오르지 못했다. 이어진 2라운드는 1라운드에서 올라온 40명과 랭킹시드 16명(5∼20위)이 격돌했다. 랭킹 최상위자와 최하위자가 붙는 대진은 초반에 큰 이변 없이 진행되던 중 2위 원성진 9단이 66위 강훈 초단에게 패하고, 3위 박영훈 9단이 65위 박준석 초단에게 패하며 두 번의 이변을 만들어냈다.
랭킹 1∼4위의 톱 시드 4명(이세돌·최철한·박정환·허영호 9단)이 합류한 3라운드는 본격적인 32강전으로 현재진행 중이다. 아직 시합을 하지 않은 이세돌 9단을 제외하고 3명의 톱 시드자들은 4라운드에 진출해 있는 상황. 갓 입단한 신예 기사들은 상위 랭커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상위 랭커들은 비교적 랭킹이 낮은 쉬운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판 승부에서 승리의 여신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