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어민 4시간 표류… 당국은 ‘깜깜’

입력 2011-07-26 23:00

북한과 인접한 서해 백령도 해역에서 조업을 나간 우리 어민 1명이 사고로 연락이 두절된 채 4시간 넘게 표류했지만 관계 기관들이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인천 옹진군과 해병대, 주민 등에 따르면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어민 이모(55)씨는 지난 17일 오후 2시30분쯤 백령도 북단의 어선 포구 사항포에서 5.9t급 통발 어선을 타고 조업을 하러 출항했다.

이곳은 북방한계선(NLL)에서 15㎞가량밖에 떨어지지 않아 자칫 월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씨의 배는 옹진군 어업지도선이 통제하는 어로한계수역을 1㎞가량 북상했다가 해군 함정이 기동하는 것을 보고 자체 동력으로 남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업 현장인 백령도 두무진 앞바다에 도착한 이씨는 사고로 북한 장산곶(백령도에서 15∼17㎞ 거리) 인근 해역까지 표류했다가 같은 날 오후 8시3분쯤 돼 자체 동력을 이용해 홀로 백령도에 돌아왔다.

문제는 이씨가 민간 어선을 타고 북한 인근 해역까지 접근한 사실과 사고를 당하고도 구호 조치를 받지 못한 사실에 대해 현지 해병대와 관할 인천시 옹진군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당시 백령도 해역에는 옹진군 어업지도선 1척이 조업 선박들을 관리하고 있었지만 이씨의 배가 사항포를 떠나 북한 인근 해역까지 표류한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