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솔비 살리자” 모금 운동… 화재로 부모·오빠 잃고 온몸에 중화상

입력 2011-07-26 19:42

부모와 오빠까지 숨진 화재 속에서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은 채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인천 부개여고 1학년 김솔비(17)양의 사연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6일 인천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따르면 김양은 인천시 부개동 자택에서 지난 8일 새벽 부모가 다투던 중 발생한 화재로 온몸에 80% 이상의 중화상을 입고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서 부천 베스티안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김양은 1차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김양은 온몸을 붕대로 감싸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태다. 학교 친구들이 모금활동을 벌여 마련한 성금 600만원을 전달하려고 찾아왔을 때도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김양은 아직도 가족 3명이 화재로 숨진 사실을 알지 못한다. 김양의 외할머니 도순달(72)씨는 “솔비는 순해서 남한테 싫은 소리 한 번 못하는 착한 손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화재로 김양의 부모는 현장에서 숨졌고, 당시 함께 병원에 옮겨졌던 김양의 오빠도 심한 화상으로 하루 만에 숨을 거뒀다. 카이스트 2학년생으로 방학을 맞아 집에 머물던 김양의 오빠는 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도 조기졸업과 취업이 이미 정해진 모범생이었다.

박성춘 화상외과 과장은 김양의 상태에 대해 “상당히 나쁜 편이어서 패혈증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안정이 필요한 상태고 4개월은 집중적으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양은 이달 말까지 수술비 2000만원이 필요한 상태다. 앞으로도 피부 이식 등을 하려면 수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병원 측 얘기다.

이에 따라 ㈔희망배달본부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김양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본격 모금활동에 나섰다. ARS 전화(060-701-0900) 한 통화당 2000원의 성금이 김양에게 전달된다. 희망배달본부(032-830-1004)로 연락하면 김양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상담 받을 수 있다.

다음 아고라 ‘희망모금’에서도 ‘여고생 솔비에게 새 삶을 찾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김양을 돕기 위한 네티즌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