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찌르는 전셋값… 서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최고 24억원

입력 2011-07-26 22:05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3.3㎡당 2000만원을 넘는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1900만원을 넘어 2000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둔 아파트도 수두룩하다. 그래도 나오는 전세 물량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세난이 계속되면 강남권은 전셋값 2000만원 시대가 굳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6일 현재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전셋값은 3.3㎡당 평균 2430만원으로 2000만원 선을 훌쩍 넘었다. 182㎡의 전셋값은 11억5000만∼13억원에 형성돼 있고, 241㎡는 최고가가 24억원에 이른다.

서초동 래미안 반포퍼스티지는 전세가가 3.3㎡당 평균 218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단지에서 가장 작은 규모인 86㎡의 전셋값이 5억7000만∼6억원, 113㎡는 7억5000만∼8억원, 가장 큰 269㎡는 최고가가 16억원이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역시 3.3㎡당 2121만원으로 2000만원을 넘었다.

이 밖에 강남권에서는 대치현대아이파크가 3.3㎡당 1934만원, 청담동 동양파라곤 1992만원, 반포리체 1931만원, 반포자이 1904만원 등으로 2000만원에 근접한 아파트들도 적지 않다.

평당 2000만원대 아파트들은 2년 전에 비해 2억∼3억원가량 올랐으나 전세 물량이 없어 세입자들은 대부분 울며겨자먹기로 재계약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동 삼성타운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삼성동 현대아이파크는 2년 전에 비해 2억원 이상 올랐는데도 근처에 전세 물량이 없어 대부분 그대로 재계약을 하고 있다”며 “전세금이 없어 전세자금 대출을 받거나 월세 150만원 정도의 반전세로 돌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반포동 반포부동산 관계자도 “반포퍼스티지는 2년 전 입주해 최근 재계약을 했는데 입주 당시보다 2억∼3억원이 올랐으나 대부분 재계약을 해 전세 물량이 거의 나오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퍼스티지는 2444가구나 되는 대단지이지만 대부분 재계약을 해 전세 물량은 최근 고작 10여건밖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주인이 “2억5000만원을 올려 달라”고 하자 집을 나가겠다고 했다가 1주일도 안돼 재계약을 하는 세입자들도 적지 않았다고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했다. 주변 아파트 전셋값도 비슷한 수준으로 오른 데다 전세 물량 자체가 없어 강남권을 떠나지 않으려면 집주인이 올려 달라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전세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올해와 내년까지 강남권에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 물량이 적어 전셋값 2000만원 시대가 고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강남권은 전세 물량이 거의 없고,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됐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며 “뚜렷한 돌파구가 없다면 조만간 강남권은 평당 2000만원대에 진입하는 아파트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