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기습 폭우… 의정부 시간당 101㎜ '물폭탄'
입력 2011-07-27 00:04
기압골의 영향으로 경기도 의정부 지역에 26일 오후 시간당 최고 101㎜의 비가 내리는 등 서울과 경기도 지방에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갑자기 쏟아진 비로 2명이 실종되고 서울에서만 주택 수백 채가 침수되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오후 7시7분쯤 서울 남현동 강남순환도로 6-2공구 터널공사현장에선 낙뢰에 의한 다이너마이트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작업 중이던 서모(49)씨가 낙석에 깔려 숨졌다. 경찰은 작업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기도 가평군에선 이날 오후 6시20분쯤 대성리 유원지 캠프 앞 구운천에서 캠프 주인 임모(62·여)씨와 황모(35·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남양주시 덕소리 진중천에서는 박모(14)군 등 3명이, 축령산 자연휴양림 내 계곡에서는 2명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서울에서는 이날 오후 5시쯤 월계동 장월교 인근과 불광동 삼천사에서 각각 시민 한 명이 물살에 떠내려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재산 피해와 도로통제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서울 전역에서 300여건의 침수 피해가 신고돼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에 나섰다. 서울 을지로 롯데백화점 앞 4차선로의 인도 우수관로 뚜껑이 열리면서 하수가 역류해 명동 인근 도로가 물바다가 되면서 한때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기도 했다. 또 서울 동부간선도로 일부 구간과 신월동·북가좌동 지하차도가 통제되기도 했다. 경기도 의정부 호원·용현·민락동 일대 반지하 주택 9가구가 침수됐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이틀간 서울 198.5㎜, 경기도 포천시 광릉 264㎜, 파주시 광탄면 262㎜, 동두천시 187㎜의 비가 내렸다. 특히 경기도 의정부에는 오후 4시30분부터 1시간동안 101㎜가 내렸다.
기상청은 서울과 경기북부 및 강원도 춘천시에 호우경보를, 경기남부와 인천 강화군, 강원 일부 지방엔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충청도를 제외한 그 밖의 중부지방에도 호우예비특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이번 비의 원인을 기압골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서해로부터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다량 유입돼 중부지방에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됐다. 기상청은 이 같은 기압 배치가 28일까지 이어져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시간당 30~60㎜의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27일까지 서울과 경기도·강원영서 지방에 최고 150㎜, 중부지방 40~100㎜, 남부지방 20~60㎜, 제주도와 울릉도·독도에 5~3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