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음주운전… 정신 못차린 경찰

입력 2011-07-26 20:02

이달 들어 한 파출소에서만 경찰관 2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경찰청은 금품수수나 공금횡령 등 경찰관 비위(非違)가 올 들어 크게 줄었다고 했지만 음주운전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었다.

26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종로서 관할 파출소에서 일하던 신모(53) 경위는 지난 13일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파출소에 세워둔 차를 몰고 나오다 청와대 경비대의 불심검문에 걸렸다. 경비대의 신고를 받은 해당 파출소와 경찰서는 신 경위에 대해 음주측정을 하지 않았고, 운전거리가 짧다는 이유로 입건도 하지 않았다. 신씨는 16일 정식 징계조치 없이 관내 다른 파출소로 전보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같은 파출소 소속 김모(44) 경사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서울 구로동 서부간선도로에서 차량 2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불구속 입건됐다. 종로서 관계자는 “구로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자체 감찰을 하겠다”며 “인명피해가 확인되면 해임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새벽에는 경찰관의 음주뺑소니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음주운전 중 주차된 버스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물피 후 도주)로 서울 은평경찰서 소속 김모(54) 경감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청 감사관실에 따르면 올해 경찰관 음주운전은 이날까지 49건이 적발됐다. 최근 5년(2006∼2010년) 평균(57.8건)보다는 적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46건)보다 늘었다.

음주운전 사고가 잇따르자 기강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내 경찰서의 한 청문감사관은 “일부 경찰관의 기강해이가 전체 경찰 이미지를 해친다”며 “단속 주체라는 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