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테러] 사망자 수 번복·늑장 출동에도 “잘못없다”… 뭇매 맞는 경찰

입력 2011-07-26 18:26

노르웨이 경찰의 어설픈 행동이 연일 빈축을 사고 있다. 경찰은 테러 사건 사망자 숫자를 정정해 세계적 망신을 샀다. 늑장 출동과 관련해서도 ‘잘못이 없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스테인 맬란드 노르웨이 경찰청장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일부 사망자를 중복해 세는 바람에 희생자가 늘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현지에 도착한 경찰들에게는 (사망자 숫자를 정확히 세는 것이) 힘든 일이었다. 그들은 생존자 보호에 우선순위를 둬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총기난사 사건 현장인 우토야 섬에서의 사망자를 86명에서 68명을 정정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이틀이나 지나서였다.

여론은 이 같은 해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터넷 토론방 등에선 ‘노르웨이 경찰은 숫자도 제대로 못 세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이 늑장출동 논란에 관해 “크게 잘못한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인 데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가 높다. 경찰 간부인 요한 프레드릭센은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빠른 대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응 속도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헬리콥터를 사고 현장에 투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헬기가 한대밖에 없고 비행할 수 있는 시간도 짧다”고 했다. 노르웨이 공영방송사 헬기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 우토야 섬 상공에서 범인의 모습을 찍었다.

한편 노르웨이 경찰은 평소 총을 갖고 다니지 않으며, 이런 모습이 사건 후 사회적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총기는 순찰차에 비치돼 있지만 평소에는 실탄이 장전돼 있지 않고 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상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노르웨이 경찰조합은 강력범죄가 늘고 있고 범죄자들이 총을 갖고 다니는 만큼 이에 맞서 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