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 사실상 거부

입력 2011-07-26 22:43

북한이 26일 오후 전화통지문을 보내 전날 우리 측이 제의한 당국 간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을 사실상 거부했다. 따라서 오는 29일 금강산 실무회담은 열리지 못하게 됐다.

북한은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명의로 보낸 통지문에서 “남측이 민간기업인들을 데리고 오는 조건에서 당국 실무회담을 개최하는 데 동의한다”면서 “만일 기업인들을 데리고 오지 않으면 당국회담은 필요 없으며, 금강산지구 남측 부동산에 대한 법적 처분을 단호히 실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의 재산정리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한이 우리 제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비핵화 회담 등 최근 진전을 보인 남북대화와 관련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은 원칙 있는 대화”라고 말했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화를 하지 않고 원칙을 지켜나갈 방법도 없고,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무시한 채 대화할 수도 없다.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천안함·연평도 사과 없이는 대화할 수 없다는 쪽이 있고, 사과는 덮어둔 채 관계개선을 하자는 쪽도 있는데, 양쪽 다 맞지 않는 얘기”라며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서 (대통령이) 얘기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대화가 성사되니까 북·미관계도 급진전할 것이란 시각이 있지만 기대치를 30% 내려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준비한 밀가루 300t은 예정대로 이날 북한에 전달됐다.

이흥우 선임기자, 태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