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 고속철 3시간 운행중단
입력 2011-07-26 22:16
최근 개통한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징후 고속철)이 또 고장으로 멈춰섰다. 6번째 고장이다.
2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30분쯤 안후이성 딩위안(定遠)현 고속철 운행 지점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돼 G44편 등 열차 20편의 운행이 약 3시간 동안 중단됐다. 철도 당국은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전력공급 장치 위에 설치된 천막이 훼손돼 사고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7·23 고속열차 추락 참사’의 사망자는 30대 이하 남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 당국이 공개한 사망자 명단에 따르면 남성이 16명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28명(전체 사망자는 39명)의 57.1%를 차지했다. 30대 이하는 18명으로 64.3%였다.
중국 정부는 사상자들에게 37만2000위안(약 6000만원)부터 최고 82만2000위안(약 1억3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키로 했다고 동방조보(東方早報)가 보도했다. 정부는 27일 오후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사고 발생 이후 시간이 갈수록 의혹과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사고 원인은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선 D3115호 둥처(動車)가 벼락을 맞아 멈춰 섰다고 왕융핑 철도부 대변인이 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 24일 공식 발표한 부분. 그러나 그는 벼락을 맞은 부분이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홍콩의 봉황망(鳳凰網)은 벼락이 둥처의 어떤 설비를 파손시켰는지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벼락설’마저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벼락이 동력 설비를 때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통신 설비는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었다는 얘기인데 이 경우 D3115호 기관사가 뒤에서 오던 D301호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관영 경화시보(京華時報)는 26일 D3115호의 통신시스템이 파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관사와 관제본부 간 정상 교신이 가능했다고 상하이 철로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시스템은 열차와 열차역, 관제본부 사이의 연락을 위한 통신수단이다. 더욱이 관제본부 자체적으로도 열차의 운행 상황을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D3115호 기관사나 관제본부가 사고 당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둥처의 추돌방지 안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도 미스터리다. 관영 신화통신은 앞서 가던 D3115호는 폭우 때문에 저속으로 운행했지만 뒤따라간 D301호는 고속으로 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 둥처는 추돌방지를 위한 안전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었는데도 열차 간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지 못하고 사고를 낸 것이다.
열차 내 안전관리는 이번에 여실히 드러난 문제점이다. 평균 시속 200㎞로 달리는 고속열차에 안전벨트가 없는 것은 물론 비상시 열차 유리를 깨고 탈출하기 위한 쇠망치도 없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