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형 대안 ‘선취업 후진학’ 실효성 있나

입력 2011-07-26 17:59

교육과학기술부는 특성화고 특별전형 대신 ‘재직자 특별전형’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은 졸업 후 3년 이상 산업체에 근무하면 이 전형을 통해 대학에 정원 외로 입학할 수 있다.

‘선취업 후진학’으로 요약되는 재직자 특별전형은 특성화고 학생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해당 분야 전문가로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도입됐다. 전형 도입 이후 몇 개 대학이 이를 확대했으나 아직 일부에 그친다. 지난해 중앙대 건국대 공주대에서 처음 이 전형으로 265명을 선발했다. 올해는 명지대 한성대 국민대 경원대 등 시행 대학이 9곳으로 늘었다. 교과부는 2012학년도 입시에서는 20개 학교가 재직자 특별전형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 입법을 예고하면서 “특성화고를 취업 중심 학교로 전환·육성하겠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특성화고 특별전형 폐지로 줄어든 인원을 포함해 각 대학이 2015학년도부터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정원 외 7%까지 선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원자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은 요구하지 않고, 입학사정관제 활용은 대학 자율에 맡긴다. 뿐만 아니라 교과부는 재직자 특별 교육과정 개발 및 교재 개발 연구 등을 위해 내년 예산 30억원을 신설할 방침이다.

그러나 반론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 학부모 이대우(45)씨는 “대졸자를 우대하는 사회 풍토상 특성화고 학생이 졸업 직후 취업을 한다 해도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이 같은 전형은 특성화고에서 전공을 갈고 닦아 대학에서 심화된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에게 3년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실업위원장은 “군대 문제가 걸려 있는 남학생은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가더라도 졸업 시기가 일반 대졸자보다 늦어진다”며 “이는 특성화고 학생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상업교육회도 성명을 내고 “선취업 후진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고 기업마저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교과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라며 “특성화고 입학을 대학 진학의 한 방편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맞춤형 진로 진도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