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산증인’ 光州 전일빌딩, 4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입력 2011-07-25 20:02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등 광주 현대사를 목도해 온 ‘전일빌딩’이 4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광주도시공사는 25일 “금남로 1가 1번지 전일빌딩에 대한 광주법원의 3차 경매에서 138억원에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도시공사는 이 건물을 허물고 인접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차장과 문화관련 첨단 건물을 그 자리에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1만4207㎡의 전일빌딩 가운데 부지와 6개 층에 대해 실시된 이번 경매는 건물을 소유한 전일실업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의 채권회수를 위해 이뤄졌다.
옛 전남도청과 더불어 광주 도심의 랜드마크로 자리해온 전일빌딩은 1968년 7층으로 신축돼 그동안 4차례 증·개축을 거쳤다. 금남로의 시작점인 도청 앞 분수대 근처에 위치한 이 건물은 80년 언론통폐합 과정에서 옛 전남일보와 옛 전남매일이 합쳐진 광주일보의 사옥이자 연합뉴스, 경향신문 등 언론사 및 금융기관 사무실로 그동안 활용됐다.
5·18 민주화운동 때는 시민군이 계엄군의 총격을 피해 몸을 숨기던 단골장소로 내·외신 기자들이 군부독재의 진압현장을 취재·보도했다. 또 지하의 전일다방은 70년대와 80년대 선남선녀들의 맞선 장소로도 유명했다. 각종 선거 때는 당선을 보장하는 ‘명당’으로 통해 후보자 간 임대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건물은 2005년 말 금남로 상권의 핵심이던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옮겨가면서 공실률이 높아져 재정난을 겪어 왔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전일빌딩은 내년에 철거되지만 앞으로 ‘문화수도’ 광주의 도약을 이끄는 문화발전소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