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언론 “원인 규명” 비판 보도

입력 2011-07-25 19:34

“열차가 궤도에서 벗어나지 말게 하며, 다리가 무너지지 않게 하며, 도로가 함정이 되지 말게 하며, 주택이 위험한 누각이 되지 않게 하라.”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24일 한 논평에서 네티즌의 글을 인용해 이 같이 지적했다. ‘7·23 고속열차 추락 참사’가 발생하자 그동안 비교적 침착한 보도 태도를 견지해 온 인민망, 중앙TV(CCTV) 등 관영 언론들마저 비판적인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수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한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민망 논평은 “모든 사람들이 ‘시대’의 버림을 받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해 정부 당국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이 논평은 또 “사람의 생명은 모든 것보다 위에 있으며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생명의 안전과 존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논평은 특히 국무원 안전위원회가 23일 “이번 사고는 잠복된 폐해들이 제때 처리되지 않아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인민망의 또 다른 논평은 “사고 빈발의 근본적인 원인은 객관적인 조건을 무시한 채 너무 서둘러 사회 발전(콰웨스파잔·跨越式發展)을 이루려 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중앙TV는 24일 논평에서 왕융핑(王勇平) 철도부 대변인이 이날 밤 가진 기자회견과 관련, “왕 대변인은 구조 작업 등에 대해 말했지만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며 “전 인민이 주목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밝히라는 요구인 셈이다. 또 중국에 대해 공격적 보도를 잘 하지 않던 홍콩 문회보도 이번 사고를 둘러싼 의문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원저우 현장에서는 사고 발생 21시간 만인 24일 오후 5시40분쯤(현지시간) 추락한 객차 잔해 중간 부분에서 두 살 반된 여자 아이가 극적으로 구출됐다. 샹웨이이로 불리는 이 여아의 아버지는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샹웨이이가 왼쪽 다리를 심하게 다쳤으나 다리 절단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CCTV가 보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