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8월중 처리”-황우여 “여야 합의후”… 與 지도부도 ‘힘겨루기’
입력 2011-07-25 19:28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시점을 두고 한나라당이 또 갈라졌다. 홍준표 대표의 ‘8월 임시국회 처리 주장’과 황우여 원내대표의 ‘여야 합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가 충돌하면서 지도부 간 힘겨루기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야당이 강력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이 똘똘 뭉쳐도 처리가 힘겨운 판에 자중지란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원내사령탑인 황 원내대표는 25일 “(비준동의안을) 미국 의회보다 먼저 처리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여야가 (함께) 타결하느냐가 문제”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제시한 ‘10+2 재재협상안’에 대해서도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청회도 하고 토론회도 하려 한다”고 했다. 비준동의안을 서두를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해당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당 최고위원은 한 발 더 나아가 “미 의회가 (회기 마지막 날인) 8월 6일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도 9월로 넘어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보다 조금 천천히 가고, 물리적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두 가지 원칙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에서 “국익과 민생을 위해 비준동의안은 8월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5일에도 그는 박희태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8월엔 결심하셔야 저희가 수월하게 나갈 수 있다”고 말해 직권상정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김기현 대변인도 “미국 상황이 달라졌지만 8월 처리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비준동의안 통과를 미뤄도 국가적으로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홍 대표 생각”이라고 전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