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내 다문화 청소년 대책도 시급하다

입력 2011-07-25 17:43

노르웨이 연쇄테러 용의자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다문화주의와 이슬람에 대한 증오에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업 등으로 유럽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노르웨이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에서 다른 민족 이민자, 특히 이슬람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향후 유럽이 겪어야 할 고통 가운데 한 사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인종 우월주의 혹은 극우 인종주의자들에 의한 유사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한국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외국인 유입률이 가장 빠르다. 한국은 국제결혼이 보편화되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다.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우리사회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은 언어 및 문화적 갈등, 사회적 편견, 사회문화적 고립, 정체성 혼란, 집단 따돌림 등의 고통을 겪고 있다.

유입되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 또한 우리사회에 대해 깊은 반감을 갖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다문화가정의 한 청소년이 쓴 일기에서 “총이 있으면 모두 쏴죽이고 싶다”는 분노가 담긴 글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해결해 주지 않으면 ‘걸어 다니는 폭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화적 충돌로 인한 많은 사회문제들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이 문제들의 근본적 해결은 다문화 가정 및 외국인들에 대한 사회의식 개선이다. 더불어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법적 제도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우리 청소년들에게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과 외국인들에 대한 배려를 가르치는 ‘더불어 사는 법’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학교들이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음악을 통해 다문화 가정 청소년들의 정서를 순화시키려는 한국형 엘시스테마 운동이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동아대 이학춘 교수를 비롯해 뜻있는 인사들이 다문화가정 청소년 오케스트라 구성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일부 기관이나 특정 인사들의 노력만으로 부족하다. 노르웨이 참극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 늦기 전에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