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5호 ‘발사 고개’ 넘기 힘드네
입력 2011-07-25 21:42
우리나라 최초로 전천후 영상레이더를 장착한 지구 관측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5호’의 발사가 자꾸 늦어지고 있다. 당초 6∼7월 발사 예정에서 8월 말로 한차례 연기(국민일보 4월 26일자 보도)된 데 이어 또다시 9월 말∼10월 초로 늦춰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아리랑 5호 발사 전에 이뤄지는 선행 위성 발사가 6월 말에서 8월 초로 미뤄짐에 따라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25일 밝혔다. 항우연 측은 선행 발사 이후 발사장 준비 기간 및 위성 운송 이후 발사장 작업 등을 고려하면 아리랑 5호의 발사는 빨라도 9월 말 쯤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선행 위성 발사는 러시아 드네프르 발사체에 여러 위성을 함께 탑재해 쏘아 올리는 ‘클러스터 론치(Cluster Launch)’ 형태다. 우크라이나 영국 터키 이탈리아 미국 등의 소형 위성(100㎏ 이하) 8기가 함께 발사된다. 이 경우 어느 한 국가의 위성 조립 등에 차질이 빚어지면 전체 발사 일정이 늦어지고, 예정된 발사 계획도 줄줄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실제 첫번째 발사 연기는 이 같은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랑 5호는 무게 1.4t의 중대형 위성으로 같은 드네프르 발사체에 단독으로 실려 올라간다.
항우연 관계자는 “선행 발사될 위성 8기는 모두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 도착해 시험이 완료된 상태이며 이번엔 러시아 국방부의 최종 허가를 받는 과정이 지연돼 발사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항우연 위성시험동에 보관돼 있는 아리랑 5호는 계획된 모든 시험을 마치고 러시아 발사장으로 운송을 기다리고 있다. 발사 지연 기간에 따라 대처가 다르긴 하지만 1∼2개월 정도 늦어지는 경우 주기적인 배터리 전력 안정 상태 확인 시험을 추가로 수행해야 한다.
아리랑 5호의 발사가 지연되자 항우연과 관할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애가 타고 있다. 김승조 항우연 신임 원장은 취임 직후 주한 러시아대사관을 찾아 조속한 발사일정 확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9월 정기국회에서 내년 계획했던 우주개발 예산을 확보하려면 아리랑 5호의 성공적 발사가 도움이 되는데, 발사가 자꾸 늦어져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아리랑 5호는 발사 후 5년간 하루 15바퀴씩 550㎞ 지구 상공을 돈다. 세계 모든 지역의 1m급 고해상도 레이더 영상을 획득해 재난재해 감시 등에 활용한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