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로마 충격 씻고 완벽 부활

입력 2011-07-24 21:51

박태환(22·단국대)이 4년 만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를 제패하면서 2009년 로마 대회 참패의 충격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30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선수권대회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까지 추가하며 세계수영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박태환은 이 여세를 몰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도 당시 아시아신기록인 3분41초86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자유형 400m 최강자로 올라섰다. 자유형 200m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수영 8관왕 마이클 펠프스(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박태환의 선전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듬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력 종목인 자유형 400m는 물론 자유형 200m, 1500m에서 모두 예선 탈락했다. 기록 역시 저조해 자유형 400m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때보다 5초 정도 뒤진 3분46초04로 내려앉았다. 박태환이 너무 일찍 성공에 도취됐다는 비판과 함께 전담팀과 대표팀으로 이원화됐던 훈련 방식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차례 시련을 겪었던 박태환은 지난해 1월 호주 대표팀을 세계 정상으로 올려놓은 마이클 볼 코치를 만나면서 명예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볼 코치는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대표팀으로부터의 제안을 거절한 채 박태환에게 물살을 가르는 즐거움을 되찾게 했다. 박태환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볼 코치를 만나 수영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고 말하며 스승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나타냈다.

자신감을 찾은 박태환은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열린 팬퍼시픽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을 비롯해 자유형 2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같은 해 10월 열렸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유형 100m, 200m, 400m를 모두 석권하며 ‘마린보이’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올해 6월 열린 샌타클라라 국제그랑프리 자유형 400m에서도 우승한 박태환은 자유형 100m에서는 펠프스마저 꺾고 우승하며 대회 3관왕을 차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예고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