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정부청사 테러…범인, 건물주변 도로 차량 주차후 몇 분 뒤 ‘폭발음’

입력 2011-07-24 21:36

‘최악의 나치 괴물’을 꿈꾸던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22일(현지시간) 우토야 섬에 들어가기 전 먼저 차를 몰고 정부청사가 몰려 있는 오슬로 도심으로 향했다. 2년 넘게 계획하던 테러를 실행에 옮기는 순간이었다.

그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의 집무실이 있는 정부청사와 노르웨이 통신사인 NTB가 있는 건물 주변 도로에 차를 세우고 자리를 떠났다. 그가 떠난 지 수분 후 조용한 도시 오슬로에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시간은 오후 3시30분이었다.

이 차량 폭탄 테러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다쳤다. 17층짜리 정부청사 건물과 주변 건물의 유리창은 대부분 깨졌고, 청사 건물 일부도 내려앉았다. 폭발 현장 주변 거리는 각 건물의 잔해와 내부에서 튕겨 나온 물품 등으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목격자들은 사상자들의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잘려진 팔이나 다리가 대로에 뒹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폭탄이 터진 뒤 잘린 팔 등이 건물 아래로 떨어져 나뒹굴고, 피가 튀었다”며 참혹한 현장을 전했다. 또 한 시민은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굉음이 들려 뛰어나가 보니 정부청사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면서 “피를 흘리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오슬로가 먼지와 연기에 뒤덮여 9·11 테러 직후 뉴욕을 연상시켰다”고 전했다. 사고로 총리실 건물이 심하게 파손됐지만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무사했다.

이 테러가 발생한 직후 일각에서는 이슬람 관련 단체의 소행이라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스라엘도 “연쇄 테러는 노르웨이 내 소수 무슬림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토야 섬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과 도심 차량 폭탄테러범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무슬림들은 오해를 벗게 됐다. LA타임스는 “테러를 저지른 게 무슬림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자 무슬림들이 초기 자신들을 지목했던 것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