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대변인 2명’… 파네타 장관 부임후 군사·정무분야 나눠
입력 2011-07-24 18:57
리언 파네타 신임 국방장관이 미국 국방부(펜타곤)의 입장을 전하는 대변인을 두 명 두기로 했다.
그는 중앙정보국(CIA) 국장 재직 당시 공보담당 책임자였던 조지 리틀을 국방부 공보담당 부차관보 겸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또 현재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대변인을 맡고 있는 존 커비 대령을 같은 직책에 임명했다.
미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앞으로 두 사람이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번갈아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보 및 군사 최고 책임자의 공보 업무를 맡았던 두 사람을 동시에 기용한 것이다. 두 대변인은 주요 국방회의에도 함께 참석해 정보를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대령인 존 커비는 국방 업무와 관련된 군사 부문을, CIA 출신인 조지 리틀은 정무 분야를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됐다.
미국 언론들은 이 같은 파네타 장관의 실험이 장단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정치인 출신으로 CIA 국장을 지낸 파네타 장관은 누구보다 의회와의 관계 등 정무 분야의 중요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분야를 오랫동안 다뤄왔고 자신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조지 리틀에게 이 임무를 맡긴 것이다. 군 조직과 실무, 군사적 전문성과 관련된 분야는 현역 장교 대변인의 영역이다.
‘투톱 공보체제’는 파네타 장관의 정치적 힘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으로 아프간 전쟁 등 전 세계 대외 군사전략에서 펜타곤의 영향력이 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관 측근과 현역 장교라는 ‘부적합한 조합’으로 펜타곤의 메시지가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초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때 언론인 출신과 현역 장성이 함께 대변인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투톱 공보체제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업무 분장이 애매모호하고, 현안 발생 시 대응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투톱 공보체제가 펜타곤의 정무능력 제고를 의도하고 있지만 내부 혼선을 일으킬 경우 거꾸로 파네타 장관이 정치적으로 공격당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