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추락 참사] “초고속 고속철 개통 자랑 한달만에…” 中정부 긴장
입력 2011-07-25 01:21
‘7·23 고속열차 추락 참사’가 발생하자 중국 정부는 휴일인 24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공산당 창건 90주년을 맞아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고속철을 개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지 채 한 달도 안돼 대형 사고가 발생한 만큼 충격이 컸다.
◇긴장하는 중국 정부=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우선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사고 수습 및 조사단을 현지에 급파했다. 중국 지도부는 무엇보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으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철도부를 비롯해 지방의 공안 및 위생조직 등은 공동으로 지원활동, 사고원인 규명 및 대책 수립 등에 나섰다. 성광주(盛光祖) 철도부 부장은 이날 오전 중앙정부 관리로는 가장 먼저 긴장한 표정으로 현지에 도착했다. 왕융핑(王勇平) 철도부 대변인은 관영 CCTV를 통해 이번 사고로 인한 사상자 가족들에게 깊이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이번 사고에 대처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사고는 원 총리가 지난 23일 최근 대형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무원 안전위원회를 통해 각급 정부기관에 대책 수립을 지시한 직후 터졌다는 점에서도 중국 정부가 긴장하기에 충분했다. 원 총리는 지난 22일 베이징과 광둥성 주하이(珠海)를 잇는 징주(京珠)고속도로상 허난성 신양(信陽)시 구간에서 정원을 초과한 장거리 침대 고속버스에 불이 나 4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나자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빈발하는 고속철 사고=고속철에서는 최근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았다. 지난 20일에는 상하이-난징(南京) 구간 고속철에서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로 승객들이 한여름 더위 속에서 고생해야 했고, 14일에는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향하던 고속철이 장쑤성 쉬저우(徐州) 부근에서 수십분간 멈춰서기도 했다.
25일 새벽까지 드러난 사고 원인은 벼락으로 좁혀지고 있다. 지난 23일 저장성 성도인 항저우(杭州)에서 푸젠성 푸저우(福州)로 향하던 둥처 D3115호는 사고 직전 벼락을 맞아 동력을 상실, 솽위 마을 고속철 다리 위에 정차해 있던 중 뒤따라오던 베이징발 푸저우행 둥처 D301호와 추돌했다는 것이다.
CCTV 뉴스 채널은 24일 사고 속보를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내보냈지만 오후부터는 사고 수습에 나선 고위 인사를 앞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