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특혜설’ 수출입은행 외환銀 지분 태그얼롱 행사키로
입력 2011-07-24 21:48
수출입은행이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 간 외환은행 매각 계약 연장 이후 외환은행 지분에 대해 ‘태그얼롱(Tag along)’ 권리를 행사키로 했다. 태그얼롱은 1대 주주가 보유지분을 매각할 때 그 조건이 좋을 경우 2·3대 주주가 동일한 가격에 지분을 팔아 달라고 1대 주주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외환은행의 2대 주주인 수은은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 간 첫 계약 성사 직후 태그얼롱 행사를 연기하는 대신 하나금융과 풋옵션(장래에 주식 등을 일정한 가격에 매각할 권리) 계약을 체결했었다.
수은 지분을 론스타 지분과 같은 가격으로 사들여야 하는 하나금융으로서는 올해 인수자금 조달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은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수은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6.25%(4만314주)에 대해 태그얼롱 권리를 행사키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수은은 하나금융에 대한 론스타의 매각가격인 주당 1만3390원에 지분을 팔게 돼 당초 매입가격(주당 1만373원)에 비해 1200억원의 추가 이득을 얻게 됐다. 여기에 추가 배당 950억원과 추가 지급액 90억원을 더해 전체 매각 차익은 22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수은이 방향을 바꾼 데는 하나금융에 특혜를 제공한다는 내·외부의 여론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계약 체결 직후 수은이 태그얼롱 권리 행사를 포기하고 풋옵션 계약을 맺으면서 대통령의 대학 동문인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기 때문이다. 또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법정 구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결정 역시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전제인 만큼 수은 측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본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