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폭탄·총기 테러] 테러범이 남긴 1500쪽 문서엔… “2009년, 폭탄에 쓸 비료 구하려 농장 운영”
입력 2011-07-24 18:18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범행 전 1500페이지의 문서를 남겼다. 토론 웹사이트인 ‘프릭’에 올라온 ‘2083: 유럽 독립선언문’이란 문서에서 이번 테러를 정당화했다. 2009년 가을부터 테러가 계획됐다는 정황들도 포착됐다. ‘2009년 가을 변화’란 글에선 “폭탄의 재료가 되는 비료를 밀수하거나 구입해서 체포될 경우 농장을 운영한다고 둘러대면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심경의 변화도 엿보인다. 농산물 재배 방식 등을 설명하면서 “나는 매우 인내심이 있고 긍정적인 인간”이라고 표현했지만 지난 17일에는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며 범행 시작을 알리는 글을 쓰기도 했다. “대화의 시기는 지났다. 저항운동의 시간이 왔다”고 적기도 했다.
또 폭탄제조 과정과 기법이 자세히 묘사돼 있다. 지난달 13일 원격으로 폭탄을 터트리는데 처음 성공한 일을 시작으로 이달 22일에는 공격을 감행할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는 범행 직전 트위터에 존 스튜어트 밀의 ‘신념을 가진 1명은 이익만 좇는 10만명의 힘과 같다’는 말을 인용해 범행을 결심했음을 시사했다.
범행 하루 전엔 앤드루 베르비크란 영문 가명으로 유튜브에 올린 ‘템플 기사단 2083’이란 제목의 12분짜리 동영상에서 이슬람과 마르크시즘, 다문화주의에 대해 비난하면서 잠수복 차림으로 자동소총을 들고 이슬람과의 싸움을 촉구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