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공무원 폭행·사무실서 도박·동료끼리 치고받고… 한심한 호남지역 지방의원들
입력 2011-07-24 17:52
공무원에게 의자 던지고, 의원실에서 화투판 벌이고, 의원들끼리 주먹 다툼하고….
최근 광주 전남·북 지역 지방의회에서 벌어진 한편의 막장 드라마 같은 장면들이다. 지방의원들의 ‘한심한’ 행태에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남 화순군의회 조모 의장 등 군의원 3명은 지난 20일 오후 화순군청 사무실에서 간부 직원에게 욕설을 하고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10여분간 난동을 피웠다. 의회 사무과 소속 직원들에 대한 집행부의 인사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게 이유였다. 이들이 던진 의자에 간부 직원이 맞아 병원 치료를 받았다. 화순경찰서는 조모 의장 등 군의원 2명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앞서 화순군의회 A의원은 지난 5월 술에 취해 당직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었다.
광주 북구의회 의원 2명은 회기 중인 지난 5일 한 의원 사무실에서 지인 2명과 속칭 고스톱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돼 망신을 샀다. 경찰은 판돈이 11만여원에 불과하고 밥값 내기를 한 점 등을 고려해 이들을 입건하지는 않았다.
전북 군산시의회에서는 지난달 23일 B의원과 C의원이 부안에서 열린 워크샵에서 식사 도중 갑자기 서로 주먹다짐을 했다. 지난 2월에는 같은 지역구 소속 의원 2명이 의회 간담회 도중 막말을 하면서 물병을 서로 던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전남 여수에서는 시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현직 지방의원 15명이 최근 항소심에서 모두 벌금형과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아 시 의회가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이들 중 여수시의원 7명과 도의원 4명은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한 기초의원은 “일부 의원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주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동료 의원들까지 싸잡아 비난받고 있다”면서 “의원 스스로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