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이·재발여부 검사 수면내시경으로 가능해져
입력 2011-07-24 17:39
암의 전이와 재발 여부, 원인을 찾기 힘든 복수 등을 확인하고 진단하기 위해서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따르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PET(양전자단층촬영)-CT 등 영상의학 장비를 이용해야 한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신마취 후 복강경이나 개복수술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수면내시경만으로 이를 대신할 수 있게 됐다. 수면내시경은 진정제 주사를 맞고 잠을 자는 동안 내시경을 입 또는 항문을 통해 삽입, 위장과 대장의 상태를 살펴보는 검사다.
순천향대병원 내과 조주영(사진) 교수팀은 수면내시경으로 복강 내 질병을 진단하는 새로운 시술법을 개발, 그동안 복강경이나 개복수술을 하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려웠던 복강 내 장기의 상태를 맨 눈으로 보듯 살펴볼 수 있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일명 노츠(NOTES)라 불리는 이 시술은 입과 항문뿐 아니라 질이나 요도와 같은 자연 개구부로 내시경을 삽입한 뒤 복강 안으로 진입하는 작은 구멍을 뚫고 들어가 뱃속의 장기를 직접 관찰하거나 조직을 채취하는 방법이다.
조 교수팀은 그동안 이 시술로 5명의 환자에게서 위암의 복막 및 방광 전이, 난소암과 결핵으로 인한 복수 등을 무리 없이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술은 모두 전신 마취 없이 진정제 주사만으로 수면을 유도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즉 위 내시경으로 위장에 작은 구멍을 만들고, 그 구멍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어 위 간 췌장 대장 자궁 난소 등 복강 내 모든 장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시 조직 일부를 떼어내 암의 전이 여부를 확인한 것.
조 교수는 “배에 상처를 내지 않고 전신 마취도 필요 없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검사를 마칠 수 있고 환자의 회복도 빨라 앞으로 이 시술이 급속히 보급될 것으로 전망 된다”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도 NOTES 연구회를 구성해 이 시술을 국내에 보급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지(Gastrointestinal Endoscop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