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이스 운영 근본적으로 손 봐야
입력 2011-07-24 17:38
말 많고 탈도 많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에 급기야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통보된 고교생 약 1만9000명의 1학기 내신 석차가 잘못 산정됐고, 중학생 200여명의 성적표도 고쳐야 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이 중 3분의 1인 고3생 6000여명은 당장 다음 달 1일 내신 비중이 큰 입학사정관제 수시전형 원서접수를 목전에 두고 있어 혼란이 작지 않을 예상이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원인은 고교별로 기준이 다른 동점자 처리와 중학교 무단결시생의 인정점수 부여 과정에서 나타난 전산시스템 오류다. 가장 엄정해야 할 성적처리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이나 나이스를 관리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프로그램을 개발한 삼성SDS는 무거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중학교 사례는 지난 13일, 고교사례는 18일 각각 일선 학교로부터 이의신청이 들어온 상황이어서 늑장 대처 논란까지 빚고 있다고 한다. 최근 불거진 교육과정평가원의 고3 학부모 출제위원 사태처럼 교육당국의 안이한 자세가 진짜 원인이라는 질책이 쏟아져도 할 말이 없게 됐다.
2002년 11월 개통된 나이스는 도입 당시부터 인권침해 등의 논란에 휩싸여 왔다. 편의성 등을 개선해 차세대 나이스가 도입된 지난 3월에도 한때 생활기록부 연결이 안 돼 전학 및 졸업 처리가 되지 않는 혼란이 일기도 했다. 2학기가 되면 교원능력평가시스템 등이 추가돼 프로그램 충돌 오류가 우려된다고 한다. 교육정보를 집중화 하면 편의성은 높아지겠지만 작은 오류가 엄청난 파문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만큼 각별한 관심과 긴장이 요구된다.
당국은 사태가 발생하자 나이스 전반에 대한 특별점검반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이다. 사고를 내놓고 알맹이 없는 대책이나 내놓는 태도가 진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번에는 철저한 반성과 재점검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차제에 정보유출 우려, 접속지연이나 불통사태 등 나이스의 고질병에까지 메스를 들이대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