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르웨이 테러 타산지석으로 삼자
입력 2011-07-24 17:39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평화의 상징국가 노르웨이에서 23일 동일범에 의한 폭탄테러 및 총기 난사사건으로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총리의 말처럼 2차 세계대전 이래 이 같은 규모의 범죄를 경험한 적이 없는 노르웨이는 충격과 슬픔에 잠겼고 온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희생자 대부분이 우토야 섬에서 캠프에 참가하고 있던 13∼18세 청소년들이라서 더욱 가슴이 아프다.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테러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는 극우 민족주의자로 다문화주의와 이슬람 이민자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는 보수적 이민정책을 쓰면서도 최빈국 및 개발도상국 국민의 이민은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브레이비크는 가증스럽게도 자신의 행위가 잔혹했지만 필요했던 것이라는 말로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테러는 전 지구적인 이슈이면서 온 인류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잔악한 범죄가 된 지 오래다. 테러는 지금까지 미국, 영국 등 몇몇 특정국가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됐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테러 위험 국가로 분류되지 않은 북유럽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입증됐다. 이미 유럽연합 공동경찰기구인 유로폴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테러집단의 공격목표가 되고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었다.
라파엘 펄 유럽안보협력기구 테러 대응 책임자는 “어떤 국가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도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는 1986년 김포공항 폭탄테러, 1987년 KAL 858기 폭파테러를 경험했다. 다행히 최근 G20 정상회의 등 대형 국가행사를 치르면서 잘 방어를 했다. 정부는 이번 노르웨이 테러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층 철저한 테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노르웨이 테러 희생자들에게는 평화의 안식을, 부상자들에게는 빠른 쾌유를 빌며 유가족에게는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