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이모저모] 화기애애…1시간 연장

입력 2011-07-22 23:24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전격적으로 열린 남북 비핵화 회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용호 외무성 부상은 오후 3시 회담 장소인 웨스틴 호텔 1층의 매그놀리아룸에 모습을 나타냈다. 연한 회색 양복 차림의 이 부상은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다가가 “안녕하십니까, 이용호입니다”라며 다정하게 악수했다.

이 부상과 1954년생 동갑내기인 위 본부장은 2004년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토론회에서 만났던 인연을 언급하며 “건강해 보이신다”는 덕담을 건넸다.

양측 대표단은 당초 회담 시작 부분을 언론에 공개하되 모두발언이나 회담 종료 후 약식 기자회견 등은 일절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회담장에 마주 앉은 두 수석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으며, 1시간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회담 시간도 2시간으로 늘어났다. 양측 수석대표는 회담이 끝난 뒤 내외신 기자들에게 회담 결과를 적극적으로 설명해 분위기가 좋았음을 시사했다.

회담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에는 중년의 여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최선희(47)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으로, 북한 권력서열 3위인 최영림 내각총리의 수양딸이다. 그녀는 2003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열린 6자회담에 북측 수석대표의 통역으로 참석했다. 외무성 소속 통역 및 연구원 등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쯤 미국국 부국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상과 함께 발리에서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그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배려로 오스트리아와 몰타, 중국 등에서 특별 유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남북의 비핵화회담 개최 여부는 ARF가 열리기 전부터 외교가의 최대 관심사였다. ARF 참석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 부상이 21일 저녁 전격 인도네시아에 입국하면서 회담 개최를 둘러싼 논의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회담 개최 사실과 장소·시간 등이 언론에 미리 노출될 경우 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북측의 의지가 워낙 강해 우리 대표단은 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