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日의원 울릉도行 별것 아니다”라는데도… 이재오, 연일 강성발언 눈길

입력 2011-07-22 23:03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다음 달 1일 울릉도 방문 계획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는 크게 웃어넘겼다. “별거 아니에요. 울릉도 관광하러 온다는데….” 정부가 정면으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여당도 아닌 야당 의원들이다. 정치적 쇼에 가깝다”며 “자유국가에서 외국인의 여행을 막을 방법도 없는데, 잘 다녀가게 놔두고 여론의 포화를 받도록 하는 게 낫다”고 했다.

이런 청와대 분위기와 정반대로 가고 있는 국무위원이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지난 15일부터 트위터에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모든 조직을 동원해 울릉도 진입을 막겠다.” “독도종합해양과학기지 설치를 서두르자.” “대통령께서 독도에 다녀오시는 게 좋겠다.”

19일 국무회의에서도 “정탐 목적의 울릉도 방문은 (과거 도발과) 차원이 다른 얘기”라며 강경 대처를 주장했고, 급기야 일본 의원들이 방문할 때 직접 독도로 가서 이틀간 경비근무를 서기로 했다.

이 장관은 다음 달 15일 광복절 전후로 장관직을 떠나 한나라당에 복귀할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역구에 주력하며 ‘토의종군’(土衣從軍·백의종군보다 더 낮은 자세로 임한다는 의미)할 생각인 걸로 안다”고 했다. 이에 ‘독도 행보’를 정치적 활로 모색의 과정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한 측근은 “(이 문제에 열을 올리는 까닭을) 장관께 여쭤봤는데 5번의 구속, 10년간의 투옥, 7년간의 수배를 겪은 인생역정의 시발점이 독도였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6·3세대인 이 장관은 1964년 중앙대 1학년 때 독도 영유권 문제가 포함된 한·일 국교정상화회담 반대시위에 나섰다가 제적되면서 재야의 길을 걸었다. 장관이 돼서도 출근길에 정부중앙청사 로비의 ‘독도 영상중계 모니터’를 바라보며 ‘독도단상’이란 글을 트위터에 올려 왔다.

22일에는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행 저지에 대한 찬반 의견을 트위터로 수렴하며 “충돌하는 모습이 세계 언론에 나가면 안 된다고들 하는데, 나는 반대다. 그들이 ‘한국에 갔더니 독도에 대해 입도 벙긋 못하겠더라’ 할 만큼 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그를 바라보는 한나라당 표정은 엇갈린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출입국관리소에서 일본 의원들 입국을 거부해야 한다”고 거들었고, 이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친이명박계 의원은 “국무위원이 독도 경비에 나서면 일본 전략에 말려든다. 이 장관께 전화해 말리려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입국금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되, 차분히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