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마이스터高-기업 취업약정 급증… 21개교, 1330개 기업과 협약

입력 2011-07-22 18:28


특성화고(옛 실업계고)·마이스터고가 주요 기업과 맺은 취업 약정이 크게 늘었다. 정부가 고졸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어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회성 이벤트나 취업률 수치만 높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반도체 전문업체 STS반도체통신은 22일 업무협약(MOU)을 맺고 매년 마이스터고 학생을 40명씩 채용키로 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도 이미 비슷한 취업 약정을 맺었다.

주요 마이스터고가 개별적으로 LG, 효성 등 기업과 5∼10명씩 채용 약정을 맺는 사례도 늘었다. 교과부에 따르면 7월 현재 전국 21개 마이스터고가 1330개 기업과 협약을 맺었다. 마이스터고 전체 모집정원 3600명 중 2309명의 채용이 약정됐다.

정부가 고졸 취업 확대에 나서는 것은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특성화고 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71∼73%다. 매년 특성화고 졸업생이 15만명에 이르지만 취업을 하는 학생은 3만여명 수준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특성화고는 진학이 아닌 취업을 해야 한다”며 특성화고 취업 우선 정책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특성화고 사이에서는 이벤트성 MOU 체결이 아닌 취업지원 제도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교과부가 취업 약정에 개입하는 학교는 소수 마이스터고에 국한돼 있다. 일반 특성화고 670여곳은 교사들이 직접 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서울 강서공고 김홍식(54) 교장은 “교사가 직접 채용 약정 기업을 발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한시적으로 취업지원관을 계약직으로 고용했다”며 “학교가 취업지원관을 상시 운영토록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졸과 대졸의 고질적인 임금격차가 먼저 완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성진 실업위원장은 “채용협약으로 취업한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기존 고졸 취업자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