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퀵’ 여주인공 강예원 “스피드·스릴 만점… 부담없이 봐주셨으면”

입력 2011-07-22 18:00


“부담 없이 보고 즐기기에는 딱 좋은 영화예요. 제 영화라서가 아니라 정말 재미있어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잇는 영화 ‘퀵’에서 여주인공 아롬 역을 맡은 강예원(31)의 첫인상은 당당하다는 거였다. 18일 낮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영화에 대한 자신감과 애착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또래 스타들에게서 간혹 보이는 새침함이나 지나친 조심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01년 드라마 ‘허니허니’로 연예계에 데뷔한 강예원은 영화 ‘해운대’(2009), ‘하모니’(2009), ‘헬로우 고스트’(2010)에 잇달아 주·조연급으로 출연해 이들 영화의 흥행에 한몫한 ‘잘 나가는’ 배우다. 하지만 유료시사회를 거쳐 20일 본격 개봉한 ‘퀵’은 명실상부한 주연을 맡은 첫 영화라는 점에서 그에겐 또 다른 의미로 다가갈 수밖에 없을 듯하다.

‘퀵’은 30분 안에 폭탄을 배달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린 퀵서비스맨 기수(이민기)와 생방송 시간에 쫓겨 기수의 오토바이에 올라탄 아이돌 가수 아롬, 교통경찰 명식(김인권), 폭탄테러 사건의 용의자를 쫓는 서형사(고창석) 등이 좌충우돌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스피드 액션 블록버스터’다.

아롬이 쓴 기수의 헬멧에 폭탄이 장착돼 있고, 30분 안에 임무를 완수하지 않으면 폭탄이 터질 거란 알 수 없는 이의 경고에 기수와 아롬은 꼼짝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시내 한복판을 누비며 폭탄을 배달한다. 당연히 체감속도가 시속 300㎞에 달하는 오토바이 질주, 대규모 폭파 장면, 연쇄 추돌사고 등이 숨 쉴 틈 없이 전개된다.

강예원은 “스피드와 액션이 ‘빵빵’하고 에너지가 센 영화다 보니 그 에너지를 관객들이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배우들끼리 궁합이 잘 맞다 보니 재미있게 배역을 소화해 낸 것 같다”고 자평했다.

‘퀵’은 1000만 관객 신화를 쓴 ‘해운대’ 출연진들이 대거 다시 뭉친 영화다. 제작자 윤제균은 ‘해운대’ 감독이고, 이민기와 강예원은 ‘해운대’에서 해양구조대원과 휴가 온 삼수생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인권은 ‘해운대’에서 해양구조대원의 약간 모자란 듯한 형으로 출연,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퀵’에서 강예원의 모습은 헬멧을 쓰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폭탄이 터질까봐 공연할 때는 물론 샤워할 때도 헬멧을 벗지 못한다.

“헬멧이 무거워 목이 너무 아프고 답답했어요. 작년 여름에 촬영할 때는 가죽옷에다 헬멧까지 쓰고 있으니 너무 더워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죠. 일사병까지 걸려 일주일 동안 앓을 정도로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촬영은 강행됐다고 한다. 육체적으로는 고되고 힘들었지만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이 척척 맞아 촬영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했다. 자전거도 타지 못할 정도로 겁쟁이였지만 오토바이 타는 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오토바이 면허까지 취득할 정도로 배역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랑했다.

이 영화는 총제작비가 100억원가량 들어간 대작이다. 주연배우로서 당연히 흥행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촬영할 때는 고창석 김인권 등 여러 선배들이 격려하고 자신감을 많이 심어줘 제 캐릭터로 그냥 잘 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부담 없이 연기 했어요. 나름대로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신경은 쓰이네요. 여름철에 딱 어울리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니 그냥 마음 편하게 봐 주시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